신비의 타로카드<여자 교황> 배우기
Ⅱ. 여자 교황
Papesse는 교황의 프랑스어 Pape에 여성형 어미인 -esse를 붙여 만들어낸 말입니다. 이 카드에 나오는 여자 교황은 여자 교황 잔느를 나타냅니다. 잔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사제가 되어 교황의 자리까지 올랐다는 전설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여자 교황이 있을 수 없습니다. 추기경에게 교황이 될 자격이 주어지는데, 가톨릭 교회는 지금까지 여자가 추기경이 되는 것을 엄격히 막아왔습니다.
▶상징 풀이
타로카드의 여자 황제 아카나는 주로 정체를 알 수 없고 어딘지 신비가 깃들여 있는 것으로 풀이되곤 합니다. 기도를 통해 타인을 구원하는 미인으로 나타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마르세유 카로카드는 그런 이미지와는 다른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 그것을 찾아보겠습니다.
카드에서 무엇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엄숙하고 경건하게 앉은 여사제가 펼쳐든 '황금의 책'입니다. 황금은 영원성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불사의 상징으로 황금이 지닌 가치는 큽니다.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숱한 희생을 치러가며 추구했던 황금이 아닌가. 또한 황금의 노란색은 땅을 상징합니다.
다른 타로카드에서도 여자 교황(또는 고위 여사제)은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타로카드의 인물이 주로 닫혀 있는 책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권력의 상징 봉을 쥐고 있는 데 반해, 마르세유 타로카드의 여자 교황은 두 손 모두 책을 쥐고 있으며 책도 활짝 펼쳐져 있습니다. 닫혀 있느냐 열려 있느냐 하는 차이야말로 마르세유 타로카드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책이 상징하는 것은 전문성, 학문, 지식, 열정, 지혜 등으로 공통적이지만 마르세유 타로카드의 '펼쳐진' 책은 고대의 사상을 반영하는 마르세유 타로만의 특징입니다. 땅을 가리키는 노란색이 지닌 의미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대 신화에서 땅, 다시 말해 대지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땅은 곡식이 자라게 하는 생산력을 지니고 있으며, 살 데가 마땅치 않은 이들을 위해선 집이 되어 따뜻하게 품어주는 포용성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땅은 어머니 여신으로 대모지신, 대지의 어머니로 오랫동안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여자 교황의 손에서 '펼쳐진' 황금의 책은 이러한 고대인의 신앙을 함축합니다.
이제 시선을 위쪽으로 옮겨보겠습니다. 그녀가 머리에 쓴 교황의 관이 보입니다. 이 관에는 3개의 빨간 줄이 가로로 그려져 있는데, 수빙학의 아버지 피타고라스가 3각형을 우주적 의미에서 '생성의 시초'로 봤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의 3이란 숫자 역시 '대지'와 마찬가지로 만물을 낳고 기르는 생산력과 포용력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이 여자 교황 타로카드에서 빨간색이 차지하는 비중에 관한 것입니다. 색채에 연구하는 미술사학자들은 빨간색이 역사적으로 색 중의 색, 색채의 왕으로 일컬어졌음을 강조합니다. 전통적으로 빨간색 옷은 주교와 왕과 법관 그리고 형리가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를 연결시키는 것은 삶과 죽음, 유한과 무한을 다스리는 지배자의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나 여자 황제 타로에서는 이런 지배자의 이미지가 겉으로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최고 지위에 걸맞지 않게 불안감이 서려 있고, 무언가 베일에 싸인 듯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나타내는 것은 비밀, 수수께끼, 침묵, 고집, 독신 등의 의미입니다. 권력을 쥐고 있지만 드러내진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의미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역사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중세 기독교 문화가 꽃피면서 여성의 지위는 오히려 위축되었습니다. 여자가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수도원에 들어가 수녀가 되는 것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가려가면서 해야 할 조심스러운 일이었는데, 왜냐하면 글을 안다는 것은 지식과 지혜를 갖는다는 것이고 지식과 지혜의 소유는 곧 권력의 소유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자가 책에 관한 지식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위태롭게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이었으며, 중세 사회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힐데가르트 폰 빙엔 같은 뛰어난 여성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중세의 신비주의자이자 최초로 여자 수도원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정직한 인간이 쓴 비밀예언서』를 집필하여 자신이 본 신비적인 환상을 설명하고, 지상세계를 신성한 빛의 왕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닫힌 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합니다. 중세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인류 역사에서 여성은 줄곧 억압의 대상이었습니다. 중세를 거쳐 근대에 접어들면서 인류 초기 대지의 어머니가 지녔던 위상은 차츰 망각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여성의 역사를 이해하면 여자 교황 아카나에 담긴 핵심적인 의미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카나 풀기
내면세계가 깊고 어머니의 포근함처럼 모든 것을 인내하고 포용하는 자애로운 모습으로 보입니다. 전문성과 깊이 그리고 모성애를 상징합니다. 교육과 보호의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인내와 헌신을 통한 구도자의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여성적인 섬세함과 강한 리더십을 뜻하므로 개인 전문사업이나 교육자에 적합하고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명 - 타로 충주 루나 선생님
본인 인생의 정답지를 보고 싶다면 | “상담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상담 이후의 삶을
chunmyung.com
▶아카나 읽기
손에 들고 있는 황금색 책의 이미지가 나타내듯이 남을 선도하거나 전문성 있는 분야, 교육, 회계, 출판, 상담, 글을 쓰는 일에도 능력이 있음을 나타내며 온몸을 감싸고 있는 옷이 상징하듯 드러나 있는 것보다는 감추어진, 내재된 잠재력이 훨씬 강합니다. 공부를 하려고 하거나 전문직 분야로 가려는 사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간호학 혹은 의학 분야로 진출하려는 사람에게 매우 길한 카드입니다.
그림이 상징하듯 선생님이나 점잖고 지적인 분야에서의 성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거나 타인과의 교류에는 때로 소극적일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여자로서 모성애나 자애로움을 지닌 사람을 뜻하며 친밀감 있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드러내줍니다.
이 아카나가 자주 등장할 사람들은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거나 그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애 문제에서는 알고 지내지만 주변의 시선 탓에 그 사이가 진척되지 않아 갈등하고 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또한 사람과의 유대나 친구 관계에서 자신이 주도적인 입장에 서며 친한 사람 외에는 만남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결혼이 늦는 편입니다.
▶아카나 도해
일반적 의미 | 비밀, 신비, 학업, 자기성찰, 지식, 지혜, 능력, 모성애 |
건강적 의미 | 자궁, 신장, 임신, 발열, 관절염, 시력, 오래된 방 |
장소적 의미 | 가정, 서점, 철학관, 산부인과, 병원, 교회 |
직업적 의미 | 역술인, 무당, 산파, 교육자, 회계사, 관리자, 간호사 |
애정적 의미 | 은둔, 유보, 내성적, 불륜, 기다림 |